마음 비우기

며칠전 만난 언니는 뜬금없이

- 니 그 김희애 나오는 드라마 부부의 세계 봤나? 한번 봐바 진짜로 재밋따이~

- 진짜 뭔 내용인데?

- 남편이 바람피는 내용인데 말로는 설명 몬한다 꼭 봐바라~~

 

이렇게 언니의 권유로 보게된 부부의 세계!!

지금은 그 드라마에 완전 빠져버렸다.

그 드라마를 보면서 몇년전의 내모습이 떠오르는건 나 또 한 그 드라마의 내용과 같은 일를 겪어서일까...

여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왜 그때 저렇게 냉정하지 못했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그렇다고 상대방 불륜녀에게 옛날 드라마처럼 머리끄댕이를 잡고 싸우진 않았지만..김희애처럼 냉정하고 이성적이지 못한 것에 조금 아쉬움이 드는건...내 현실이 녹록하지 못해서일까...

드라마속 여주인공은 의사에 경제적인 능력이 있는 여성이지만 보통은 그렇치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 또한 혼자가 된 후에 아들셋과 극심한 경제적사정으로 힘이들었으니까 말이다.

불과 일이년전만해도 불륜소재의 드라마는 보고싶지도 않았고 바람의 "바"자만 들어도 화가 치밀어오르고 감정을 주체 할 수 없었는데..지금은 참 많이 담담해진거 같다.

어제는 몇년간 애지중지하던 내 차를 팔면서 마지막으로 모든것에 내려놓기를 했다.

바람에 대한 감정도 떠나버린 남편에 대한 미움도 이제는 어느 정도 내려놓고 나니 마음도 가벼워지고

생각도 달라져서 모든 것이 편안하게 느껴진다.

다시 원점으로 마음을 돌리고 뚜뻑이 생활이 시작되겠지만..

그래도 나는 잘 자라준 아들셋이 있어서 오늘도 행복하다.